용이 승천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는 곳이며 용두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서쪽으로 100m 쯤 떨어진 곳이 적당하다. 바다가 잔잔한 날보다 파도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이 좋다.
이야기
제주 용담동 바다 깊은 곳에 용이 되고 싶은 이무기가 살고 있었다. 긴 세월 용이 되고 싶은 꿈만을 키우며 어둠을 이겨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둠에서 이겨내야 하는 세월이 천 년이라던가. 이무기는 그저 꿈틀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번쩍번쩍 빛나는 비늘과 날카로운 발, 그리고 멋진 수염과 커다란 눈을 가진 용을 부러워했다. 이무기는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르고 싶었던 것이다. 바람이 얼마나 간절하던지 천 년이란 세월도, 빛을 볼 수 없는 어둠도 모두 이겨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승천하던 날. 드디어 번쩍이는 푸른 빛 비늘과 길다란 수염, 그리고 날카로운 발을 치켜들고 하늘로 기세등등 승천하는데 그만 한라산 신이 쏜 화살에 맞아 다시 바다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바다에 떨어지던 용은 긴 세월 참고 참은 바람이 물거품이 됨에 억울하여 차마 죽지 못하고 머리를 바다 위로 치켜들어 포효를 하다 바위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아직도 억울한 울음을 우는지 입은 크게 벌리고 눈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바다도 용의 안타까움을 아는지 유독 이 곳의 바다는 잔잔하게 숨죽이고 있다.